전쟁과 관세, 그 사이의 비트코인… 지금 시장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
비트코인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쟁 종결 기대감으로 반등하던 흐름은 트럼프 연설 이후 다시 꺾였고, 유가 급등과 관세 여파, 금리 인하 기대 후퇴가 겹치며 시장의 긴장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401(k) 퇴직연금 규칙 변화와 모건스탠리 현물 ETF 이슈는 장기적으로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핵심 요약
단기적으로는 전쟁·유가·관세가 비트코인을 눌렀지만, 구조적으로는 퇴직연금 편입·ETF 확대·시장 투명성 강화라는 제도권 유입 흐름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전쟁 리스크가 비트코인을 다시 끌어내렸다
비트코인은 지난 3월 28일 6만6천 달러 부근에서 출발해 이란전쟁 종결 기대감에 한때 6만8천5백 달러까지 반등했습니다. 그러나 4월 2일 다시 6만6천 달러대로 밀려났습니다. 직접적인 계기는 4월 1일, 우리 시간으로는 4월 2일 오전 10시 전후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프라임타임 연설이었습니다.

그는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앞으로 2~3주 동안 극도로 강한 타격을 이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와 유전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보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웠습니다. 그 직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달러를 돌파했고,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코스피는 2.8% 하락했고, 닛케이 역시 1% 넘게 밀리며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됐습니다. 비트코인도 이 흐름을 피하지 못하며 24시간 기준 약 3% 하락했습니다.
관세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하 기대를 더 멀어지게 만들다
이번 하락은 단순히 전쟁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장을 더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관세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금리 기대의 후퇴입니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사실상 두 자릿수 관세를 부과한 이른바 ‘해방의 날’ 1주년이기도 합니다.

1년이 지난 현재 미국 대법원은 IEEPA, 즉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한 관세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고,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이 징수한 약 1,66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 절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행정부는 Section 122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2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연준 목표를 웃돌았고, 파월 의장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세에 관세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전쟁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금리 인하를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에는 결코 우호적인 환경이 아닙니다. 실제로 1분기 비트코인 월간 수익률은 1월 -10.1%, 2월 -14.8%, 3월 +0.19%에 그쳤습니다. 반등은 있었지만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구조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가격과 달리 구조적 환경은 오히려 비트코인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노동부는 3월 30일, 401(k) 퇴직연금에 크립토를 포함한 대체자산을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제안했습니다. 핵심은 ERISA 수탁자가 정해진 평가 절차를 따를 경우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세이프하버 조항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2022년에는 크립토 편입에 대해 ‘극도의 주의’를 요구하는 지침이 있었지만, 이 지침은 지난해 이미 철회됐습니다.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식적인 제도 프레임워크까지 제시된 셈입니다. 미국 401(k) 시장 규모는 약 10조 달러에 달하며, 현재 대체자산이 편입된 확정기여형 플랜은 전체의 4%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직 속도는 더디겠지만, 방향 자체는 분명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모건스탠리의 행보도 매우 중요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자체 브랜드 비트코인 현물 ETF인 MSBT 관련 S-1 수정안을 제출했고, 시장에서는 출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수수료는 0.14%로, 기존 대형 ETF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모건스탠리가 보유한 1만6천 명 규모의 재무 어드바이저 네트워크와 약 6.2조 달러 규모의 고객 자산입니다. 이는 단순히 ETF 하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형 은행의 판매망이 비트코인 상품을 본격적으로 유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시장 정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3월 31일 Gotbit, Vortex, Antier, Contrarian 등 4개 마켓메이킹 업체 관계자 10명을 워시트레이딩과 펌프앤덤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FBI가 직접 토큰을 만들어 서비스를 의뢰하는 방식으로 수사한 결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특히 이번 수사에서 중요한 점은 업계에서 관행처럼 여겨지던 일부 마켓메이킹 행위가 명확한 시장조작과 사기로 규정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거래량을 부풀려 유동성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워시트레이딩은 기관 자금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기관, 특히 퇴직연금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시장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치는 단기 악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시장 신뢰를 높이는 방향의 정화 작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앞으로 시장이 주목할 변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미국 고용지표와 FOMC 의사록, 그리고 연준 회의입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하면 금리 인하 기대는 더 늦춰질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란전쟁의 실제 전개입니다. 정치적 수사와 실제 종전 협상은 다르기 때문에, 2~3주라는 시한 안에 어떤 변화가 나오는지가 중요합니다. 셋째는 모건스탠리 MSBT의 최종 승인 및 출시 시점입니다. 출시 직후 자금 유입 규모는 대형 은행 비트코인 상품에 대한 실질 수요를 보여주는 첫 번째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 비트코인은 전쟁과 관세, 유가와 금리라는 단기 악재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퇴직연금 제도 변화, 대형 은행의 ETF 출시, 시장 투명성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기 가격은 흔들릴 수 있어도, 장기 자금의 문은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점이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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